괴물책
수첩을 들고서 가족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끈질지게 인터뷰를 따더라고.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하면 무찌를 수 있냐고. 대체 뭘하는 거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혼자서 바빴나봐. 다음날 수첩을 들춰봤는데 꽤 그럴싸한 책을 만들었더라고. 제목은 '괴물책'이래. 얘네들 다 이름도 있어. 왼쪽은 브루너, 오른쪽은 좀비. 이어서 항누, 핑크쏘, 개토리, 그융맨.. 팔좋기, 녹뱅이. 님서류, 녹뱅이. 얘도 녹뱅이야? 레인보우 프렌즈에서 봤던 애들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괴물들을 쫘라락 풀어놓고, 엄마 왈, "괴물이 사라지는 주문을 하면 돼지." 아빠 왈, "네가 흐물거리니까 괴물들이 못 잡을 걸." 할아버지 왈, "집게로 콱 물면 도망가지 않을까." 작은 아빠 왈, "칼로 자르면 돼." 할머..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