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年歲歲 연년세세
삼님, 세번째 낳은 자식이라나. 우리 엄마의 처음 이름이다. 두음법칙에 따라 '삼임'이라고 쓰기도 했는데 '님'자가 과연 한자인지, 한글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엄마는 그 이름을 싫어했다. 어려서는 그 이유를 몰랐다. 엄마의 형제는 어렸을 때 내가 기억했는 것과 달랐다. 이복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엄마는 자식들에게 얘기한 적이 없었다. 2005년 대법원 판결 이후 엄마는 기다렸다는 듯 개명을 신청했다. 우리 엄마들, '순자'씨에 대한 이야기. 좋아하는 황정은 작가의 연년세세에서 골라낸 문장들. 한영진은 한세진을 데리고 직원 식당으로 내려갔다. 백화점 근처에 더 좋은 식당이 몇군데 있었지만 한영진은 그런 곳으로 한세진을 데려가지 않았고 한세진도 굳이 바깥으로 나가자고 말하지 않았다. 그게 룰이었다. 일터로..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