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천안 (유령 5) - 이영광 어뢰였으면, 차라리 수중 폭발로 인한 버블제트였으면 전광석화의 두 동강이었으면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전쟁이 나건 말건 69시간이 아니라 6.9분이었으면 6.9초였으면 중계방송 따위가 없었더라면 구조 없는 구조 속보가 안 들렸더라면 사고든 사격이든 사기든, 깊은 사색이든 뭘 밝히는 중이냐 뭘 덮는 중이냐, 상관없이, 나라? 서해가 마르고 닳건 한반도가 가라앉건 그 나라가 망하건 말건 숨 없는, 한순간이었으면 아비규환이 될 겨를도 없었을 0.69초였다면 유령이 될 수도 없었을 0.069초였다면 섬광이었으면 그냥, 끝이었으면 육백구십일 같은 육십구년 같은 69시간만 아니었다면 69시간이라고, 알려주지만 않았더라면 하늘 아래 가장 안전한 곳, 天安에 내려야 하는데 天安을 지나쳐야 하..
202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