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책
2022. 12. 31. 18:26ㆍ어린이랑
수첩을 들고서 가족들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끈질지게 인터뷰를 따더라고.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하면 무찌를 수 있냐고.
대체 뭘하는 거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혼자서 바빴나봐.
다음날 수첩을 들춰봤는데 꽤 그럴싸한 책을 만들었더라고.
제목은 '괴물책'이래.
얘네들 다 이름도 있어.
왼쪽은 브루너, 오른쪽은 좀비. 이어서 항누, 핑크쏘, 개토리, 그융맨..
팔좋기, 녹뱅이.
님서류, 녹뱅이. 얘도 녹뱅이야?
레인보우 프렌즈에서 봤던 애들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괴물들을 쫘라락 풀어놓고,
엄마 왈, "괴물이 사라지는 주문을 하면 돼지."
아빠 왈, "네가 흐물거리니까 괴물들이 못 잡을 걸."
할아버지 왈, "집게로 콱 물면 도망가지 않을까."
작은 아빠 왈, "칼로 자르면 돼."
할머니 왈, "우리 2호가 똑똑하니까 네가 한 번 생각해 봐."
'꼬집으면 괴물이 아프겠지?'
아빠, '꾀꼬닥' 이라고 써 주세요!
아, 앞에 그려놓았던 괴물들이 모두 죽은 거야?!
꾀꼬닥! 하고?!
빨주노초파남보.
끝!
- 2호(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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