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3. 00:11ㆍ연두네
바람에 벚꽃이 떨어져있었다. 나는 아직 봄을 맞이하지도 못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우리 꽃놀이 가자.
마량리 동백나무숲
개화시기를 딱 맞춰서 붉은 동백을 만끽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요즘 통 비가 내리지 않아 그리 싱그럽지 않았다.
침 흘리며 단잠 잤으면서 총명한 척.
마침 쭈꾸미축제도 열려서 시장도 둘러보고 왔다.
다음날, 시골집 동네 한 바퀴
길가에 핀 하얗고 노란 민들레.
배우자는 하얀 건 토종, 노란 건 외래종이라고 했다.
옆에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토종 민들레는 꽃받침 부위(모인꽃싸개조각)가 밀착되어 있고, 외래종은 뒤집혀 있다.
토종은 벌이나 등에 등이 꽃가루를 운반해 주지 않으면 씨앗이 생기지 않는다. 반면 외래종은 수정 없이 종자를 만들 수 있다.
토종은 봄에만 꽃이 피고, 외래종은 1년 내내 꽃을 피운다.
토종은 외래종보다 씨앗이 크다. 멀리 날아가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싹이 큼직하게 자란다. 빨리 꽃을 다 피우고, 씨앗을 날려 보낸 뒤 뿌리만 남아 스스로 시들어 버린다. 여름이 되면 민들레 주변에 다른 식물들이 무성히 자라 경쟁을 피해 차라리 땅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전략을 취한다. 외래종은 씨앗이 작아 멀리 갈 수 있다. 1년 내내 꽃을 피울 수 있지만 다른 식물들의 성장이 도드라지는 여름에는 경쟁에 뒤처진다. 대신 다른 식물이 나지 않을 법한 도시의 길가에 꽃을 피우며 분포 지역을 넓힌다.
어느 한 쪽이 강한 게 아니라, 그저 토종 민들레가 자랄 만한 자연환경이 감소할 뿐이다.
- 이나가키 히데히로,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중에서
모악산 가는 벚꽃길 따라 새로 생긴 카페 늘숲에 가자.
이 카페는 시선이 닿는 곳마다 부릉부릉 차가 보이지 않아 좋다. 바람 쐬러 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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