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말고 짜장면
‘센말’ 하니 떠오른 단어, 자장면 말고 짜장면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스물셋까지 그곳에서 자란 나는 가족들과 짜장면을 먹은 기억이 별로 없다. 일단 농촌마을인 우리집까지 배달이 되지 않았다. 대학생이 돼서야 도시생활을 병행하게 되면서 나는 짜장면을 ―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그냥 그런 음식으로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여든이 넘은 아버지에게는 여전히 먹고 싶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짜장면이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2인분짜리 쟁반짜장을 혼자서 해치우는 식욕 왕성한 아버지셨는데 이제는 한 그릇이면 족하다 하신다. 그 모습에 마음 한쪽이 시리다. 올해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추석에도 친정집을 방문하지 못하는 데다 명절 일주일 뒤 맞이하는 아버지 생신을 축하해주러 가는 길도 묶여 버렸..
202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