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돼지 새벽이와 그 곁에 함께선 사람들
우리가 이 책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오랜 시간 구축해온 인간의 윤리와 정의를 한순간에 무너 뜨리고자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확히는 우리가 믿어왔던 세상에 대한 무언가가 무너지는 경험이다. 모두가 해당되지 않으면 아무도 해방될 수 없다. 이 당연한 말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 우리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폭력적인 시기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다가왔다. 도처에 널린 고통과 비명이 온 피부로 느껴졌다. 인권 너머에, 인간의 권리가 닿지 않는 외지고 불쾌한 감금시설에 동물들이 자리해 있다. - 23~24쪽, 직접행동DxE '물건' 취급받던 새벽이의 삶은, 끊임없이 돼지를 '생산'해대는 종돈장에서 벗어난 후 분명히 달라졌다. 그러나 그가 살아갈 사회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기에, 그가 동물답게 살..
2022.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