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비, 4월 26일
단비 지금도 생각해요 엄마랑 나란히 누워 속닥거리던 밤들 우리집, 내 방, 홀로 아빠는 잘 주무시고 계실까 내일 먹을 급식, 지현이 뒤척이는 소리, 누가 틀어놓은 음악일까 희미한 듯 케이윌과 휘성의 노래 어느덧 창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내가 없는 빈자리 그 자리를 둘러싸고 앉아 있는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 저는 잘 있어요 물이 오른 4월, 연둣빛 나무 벤치에서 친구들과 깔깔거리는 중이지만 작은 잎이 웅덩이에 떨어지면 문득 거기 돌아앉은 아빠의 야윈 등 아빠, 나 때문에 아프구나 내가 난생처음 말도 없이 나갔다가 돌아온 다음날 회초리 대신 갈빗집으로 외식을 나갔던 날 아빠의 담담한 손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잖아 그게 우리 아빠 자주 볼 수 없어서 늘 보고 싶었던 우리 아빠 아빠가 가자는 곳은 어디..
202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