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개 만들기

2020. 9. 2. 21:30엄마랑

「월간 우리집」을 만들기로 했다. 이달의 주제는 어린이가 눈을 감고 국어사전을 아무 데나 펼쳐 손가락으로 찍은 단어로 하기로 했다. 

리스트 list : 비슷하거나 관련된 사실들의 목록·명단·일람표.

미뤄왔던 나의 리스트는 ‘덮개 만들기’이다. 봄에 만들어 놓은 덮개들을 모두 걷어내고 진작에 마음에 담아둔 원단을 펼치고 싶다. 

기존의 덮개 위에 놓아둔 자질구레한 소품들과 액자, 화분 따위를 치우고 먼지를 털어내는 일은 숙제다. 덮개를 걷어내고 털어내서 세탁기에 돌렸다. 지난 봄이 묵은 때를 벗겨낼 즈음, 아주 시원해보이는 덮개를 생산했다. 전자렌지 위, 와인셀러 위, 각 방의 책장과 거실의 화분받침대까지, 덮을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덮어버렸다. 

 

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덩달이 들뜨는 기분

 

살랑 부는 바람에 원단이 하늘거릴 때마다 내 마음도 가벼워진다. 이게 뭐라고. 어린이와 남편은 느끼지 못하는 뿌듯함을 만끽한다. 홀로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정리되고 안정된 집이 주는 행복. 
 

홀로 만끽하는 소소한 행복

반응형

'엄마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상한 일 없다  (0) 2021.01.03
미래일기 2021년 1월 1일  (0) 2020.11.30
4호(December 2020) : 앞일  (0) 2020.11.30
씹던 껌  (0) 2020.11.02
자장면 말고 짜장면  (0) 202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