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인류 : 거대한 변화에 동참하라

2021. 12. 2. 20:48아빠랑

 

속 편한 휴가를 보내는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도서관에서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읽었다. 삶과 게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머지않아 리얼리티가 깨질 것이다. 가상화폐는 이를 촉진하는 매개체다. 

온라인에서 NFT 아이템을 빌려주고 코인 이자를 받는 행위는 오프라인에서 (그저 숫자로 표기되는) 돈을 이체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은행원의 일과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뇌과학자 장동선은 온라인 게임상에서 소득을 버는 Play to Earn(P2E)이 노동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런 맥락에서 메타버스 및 P2E 게임에서 일어나는 양상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메타버스에서 자선이나 봉사 활동을 촉진하여 현실세계에 기여할 수는 없을까?  

 


게임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은 욕망이 실현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게임마다 공통적인 구조가 있다. 게임에 진입하면 미션이 주어지고, 미션을 수행하고 나면 긍정적인 피드백이 따라온다. 피드백을 모으다 보면 점수가 오르거나 게임 머니가 쌓이는 등 리워드가 따라온다. 레벨이 높아지거나 아이템을 구입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다 보면 게임 내에서 순위가 향상된다. 더 높은 레벨과 더 좋은 아이템을 획득한 후에는 더 많은 피드백과 리워드를 받기 위해 새로운 미션을 찾아간다. 이러한 '미션-피드백-리워드'의 삼각 구조는 거의 모든 게임의 기초가 된다. 만약 아이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게임에 빠진 것 같아 걱정이라면 게임의 '미션-피드백-리워드' 구조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게임 인류, 김상균, 46~47쪽 

 


비디오 게임 중독이 질병 코드로 지정됐을 때 사회적으로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 예측해 볼 필요가 있다. 질병 코드로 지정되는 순간 게임 중독은 정신과 질환이 된다. 정신과 약물 치료와 상담 및 행동 치료가 이뤄질 것이며, 심각한 경우에는 입원 치료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질환의 주요 대상 연령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성인보다 청소년이 훨씬 많을 것이다. 중독 판정을 위해 부모가 병원에 데려간다고 가정한다면 초등학생이 가장 많고 중학생, 고등학생 순이 될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게임 중독으로 인한 정신 질환자가 된다면 사회에 어떤 문제가 생길까. 자칫 잘못하면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진료 내역은 개인 정보 보호법에 의거해 엄격하게 비밀로 유지되어야 하지만, 간혹 새어 나가기라도 한다면 아이의 학교생활은 무사할까. 경미한 중독이었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다면 낙인이 찍혀 지속적으로 사회에서 배제되고 도태되는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 이미 사회에 진출한 성인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국가도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행법대로라면 우울증, 공황 장애 진단을 받을 경우 증상의 경중에 따라 군대가 면제된다. 게임 중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직군도 마찬가지다. 직장인은 게임 중독으로 진단서를 받아 병가를 내거나 휴직을 할 수도 있다. 상상이 되지 않는다면 '게임 중독' 자리에 '알코올 중독'을 넣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 게임 인류, 김상균, 62~63쪽

 


BMW와 보잉은 생산 과정에 게임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과거에는 설계 도면을 가지고 다니면서 부품을 조립하거나 분리했지만, 지금은 VR 고글을 끼면 눈앞에 미션 창이 뜨고, 조립해야 할 부품 모양이 그려진다. 해당 부품을 찾아 기계 가까이로 가져가면 장착할 정확한 위치와 방향이 표기되고, 제대로 장착했을 경우 효과음이 나오면서 작업자를 칭찬해 준다. 과거에는 숙련된 작업자만 할 수 있었던 일을 VR 장비를 도입하면서 기초 교육을 수료하면 누구나 해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전투기처럼 복잡한 기계의 경우 숙련공 한 명을 양성하는 데 1대 1 교육으로 1년 6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교육하면 기간은 1년 정도로 단축되고 한 번에 3~5인까지 그룹 교육이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 게임 인류, 김상균, 107쪽

 


게임의 특징을 잘 살려서 디자인한다면 사내 커뮤니티 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수월할 것이다. 더 단순한 게임도 있다. 출근 후 PC를 켜고 업무 포털에 로그인하면 3명의 사진이 뜨는데,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맞히는 게임이다. 맞히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틀리면 해당 직원의 소속과 이름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 직원들의 이름을 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작된 게임이다. 

- 게임 인류, 김상균, 109쪽


아이가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부모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정부 주최로 매년 여름마다 '어셈블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다 같이 모여 하고 싶은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축제인데, 하이라이트는 부모가 자녀의 코치를 받아 게임 대회에 출전하는 '부모 게임 대회'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관경이지만, 게임을 놀이 문화로 인식하는 핀란드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 게임 인류, 김상균, 167쪽

 


학교 안팎에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교사는 공부를 가르치기보다 학생들의 사고 뒷수습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했다. 공부에 관심이 없으니 학업 성취도도 낮은 편이었다. 그 학교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신기하게도 '딜리트delete', '커멘드command', '리스타트restart', '제너럴general' 같은 몇몇 영어 단어를 전교생이 모두 알고 있었다. 게임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한 교사가 '게임 용어 사전'을 제작했다. 게임에 나오는 영어 단어만 모아서 단어장을 만들고, 단어의 뜻과 함께 그 단어가 등장하는 게임 해설을 덧붙였다. 학생들의 호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게임과 엮이는 순간 외워야 할 영어 단어장은 취미 생활에 필요한 설명서로 변했다.

- 게임 인류, 김상균,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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