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봄, 땅에 묻어버린 시간

2021. 12. 22. 23:09아빠랑

종종 중고책을 구입한다.

다소 헐겁고 손때 묻은 책을 마주할 때면, 특히 어느 한 문구에 밑줄을 친 흔적을 발견하곤 오래 눈길이 주곤 한다 ㅡ 이 책을 거쳐간 주인들을 상상하기도 하는데.. 

 

 

그 상상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은 역시, 책 머리나 말미에 남겨진 메모를 발견했을 때다. 

 

10여 년 전 당신에겐 상실의 슬픔이 컸으리라. 잔인하고도 쓸쓸한 봄이었을까. 

 

그 즈음 틔운 싹, 지금은 제법 단단한 나무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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