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020. 11. 2. 21:22ㆍ아빠랑
어린이의 시를 읽고, 같이 한 번 다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형색색의 종이를 가위로 잘라 떨어진 조각들이 마치 이 계절 떨궈지는 낙엽과 닮았다는 데에 착안하여, 1연으로 이뤄진 시를 2연으로 늘려볼 것을 어린이에게 제안했다.
가위와 바람이 무언가를 가르는 모습을 떠올려보고, 종이조각과 낙엽이 서로 대구를 이루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슬쩍 이끌어보려 했다.
하지만 어린이는 이러한 시적 표현보다는 독자와의 교감에 관심이 더 많다. 녀석은 퀴즈를 내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어린이의 시가 아까워, 아쉬운 마음 혼자서라도 달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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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싹둑싹둑 가위
손가락 바쁘게 캐스터네츠 칠수록
힘 없이 팔랑 떨어지는 조각들
휘잉휘잉 칼바람
파란 색종이 위를 가르면
힘 없이 팔랑 떨어지는 낙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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