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러

2020. 9. 2. 21:51아빠랑

To do list로 가득찬 스케줄러를 보며 내심 흐뭇해하며 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위안 삼았던 날들과 작별을 고해야 했다.

코로나는 빨간줄을 마구 그어대며 스케줄러의 목록들을 남김없이 지워나갔다.

 

갑자기 생긴 공백, 손발 모두 꼼짝없이 묶여버린 시간,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이걸 어쩌나, 로 한 달.

무엇으로 채우나, 로 한 달.

에라 모르겠다, 로 또 한 달..

 

이렇게 하나의 계절을 흘려 보냈다.

 

가을부터는 미뤄둔 리스트를 해치울 테야했던 다짐들은 이제 그만 접어둬야겠다.

리스트를 다시 쓰자. 바깥 상황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그런 리스트를.

 

충전된 사선, 이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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