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작년보다는 나을 거야

2021. 3. 10. 23:46아빠랑

"뭐든 작년보다는 나을 거야!"

 

2021년 출근 첫 날 내가 처음 한 일은, 1월달 테이블캘린더 구석에다 정성스럽게 문구를 적는 것이었다.

 

자, 이제 업무를 시작해볼까 하던 찰나에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혹시 몰라 전 직원이 곧바로 보건소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다음날에야 통보될 거라고 했다.

 

머지않아 보건소로부터 나머지 직원들에게 연락이 왔다. 즉시 자가격리에 들어가라는 통보였다.

 

집으로.

 

그리고 아래는 13일까지 자가격리의 기록.

  

2021년 1월 4일
2021년 1월 6일

자가격리 앱을 깔으라, 매일 거기다 아침, 저녁으로 체온과 건강상태를 기록해 전송하고, 때때로 불시에 연락이 갈 거다, 그런 내용의 메시지를 보건소 담당자로부터 들었다.

 

2021년 1월 6일, 자가격리자 구호물품

이틀 후에는 간편식 꾸러미가 왔다. 소독약품과 체온계, 쓰레기봉투 등도 같은 날 도착했다.

 

2021년 1월 7일
2021년 1월 8일
2021년 1월 9일

집에서 다른 가족들과 분리가 어려우면 생활관을 알아봐 주겠다, 매일 연락하는 담당관을 보니 그래도 행정이 작동하고 있구나 느꼈다.

 

처음에는 격리하기까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난감했다. 나중에는 남는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당황하다가 이내 익숙해졌다. 느긋하게 마음을 가지니 여유로왔다. 12권의 책을 읽었다. 

 

이 와중에 우리 아이들이 변기를 막았더랬지. 아이들 자는 시간에 몰래 나와 막힌 변기를 쑤컹쑤컹 쑤셔야만 했다.

 

이런 멈춰선 날들도 귀하다. 좋게 생각하고 기운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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