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1. 23:48ㆍ아빠랑
순전히 제목 때문에 ㅡ 요즘 내 심정과 맥이 닿아 있어 끌렸다 ㅡ 고른 책이다.
딱히 좋아하는 문체는 아닌 데다, 옴니버스 형식인가 갸웃하며, 나열식 흐름의 1부를 다 읽기까지 자칫 흥미를 잃을 뻔했다. 하지만 2부로 넘어가자마자 반전이 등장하면서 그간의 이야기에 매력이 증폭되었다.
릴리를 중심으로 테드와 미란다, 킴볼과의 숨막히는 심리추격전이 흥미롭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가?
책에 묘사된 '살인이 뭐 별건가', 하는 심리를 들여다볼수록 '암, 죽여 마땅하지' 싶다가도 어느샌가 자신을 반추하게 된다.
그러나, 타인에게서 잔혹한 삶을 견뎌야 하는 가련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돈이나 힘이 없이 산 사람들, 그저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사회나 법은 쉽게 용서하는 경험을 봐온 터다.
사적 복수라기보다는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유형이지만 ㅡ 하지만 누구나 여기 주인공처럼 내밀하고 어두운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ㅡ 책을 통해 대리만족감을 느끼는 이유는 가련한 사람들에게 이입하고픈 욕망 때문일 것이다.
다음은 밑줄 친 문장들.
"자신을 향한 상대의 사랑을 남용한다면 그 사람은 죽여 마땅해요"
생존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삶의 의미였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여러모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표현이었다.
이제부터 내 행복을 책임지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다.
난 세상을 바꿨고,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리라.
당부. 책을 읽을 때에는 목차를 유심히 봐야 하지만 이 책만큼은 목차를 보지 않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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