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암송시] 열매

2022. 9. 2. 23:18아빠랑

열매

- 문이령

 

이른 아침 

가을비 오는데도

성주산에 올랐어요

 

후드득! 후드득! 

상수리 한 알

떼구르르 굴러와요

 

내려오는 길

후드득 툭!

도토리 한 알

나를 따라와요

 

지난여름 

너는 

무슨 열매 맺었니?

묻는 것 같아요.

 

'우리 동네'를 주제로 한 시를 골랐다.

산책길에서 툭 마주한 상수리와 도토리 알, 그저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걸음을 하며 온전히 내게 집중한다.

지난여름 어떻게 보냈었나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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