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3. 13:56ㆍ아빠랑
Warum andere auf Ihre Kosten immer reicher werden
엄청난 책이다. 현대 자본주의의 작동원리와 병폐를 들여다볼 수 있다. 빚에 가까워져야만 패배하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복지국가를 꾀하는 사회주의자들에게도 생각할 거리가 많다.
일전에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인물에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질문했었는데 그는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단언했다. 글쎄,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세상에 그렇게 많은 돈이 풀렸을 때 어떤 일들이 펼쳐졌는지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그리고 읽을 수록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것!
좋은 화폐를(일단 금이라고 가정하겠다) 사용하는 국민경제에서는 새로운 금이 추가로 발견될 때만 통화량이 증가한다. 금을 채굴하려면 번거롭고 수고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금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인류 역사상 채굴된 금의 양은 신규 생산량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많다. 예를 들어 밀 같은 다른 상품들과 달리, 해마다 채굴되는 금은 소비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축적된다. 지난 150년 동안 전 세계 금의 양은 해마다약 2퍼센트 정도씩 증가했다. 이건 결코 많은 양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증가율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다. 반면 현재 우리의 화폐 시스템에서 유통되는 통화량의 증가 비율은 안정적이지 않다. 유럽중앙은행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M3 통화량이 자그마치 연간 12퍼센트나 늘어난 해도 여러 번 있었다. M3 통화량은 가장 광범위하게 파악된 통화량인데 현금과 은행 예금 외에도 은행 채권, 최대 2년 만기 무담보 약속 어음을 모두 포함한다. 이처럼 높은 통화량 증가율이 우리 화폐의 구매력, 즉 당신의 구매력에 유익하지 않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35~36쪽
국가와 정부는 실질적으로 절약하는 것을 매우 꺼린다. 결론적으로 돈을 받을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나눠줄 돈이 줄어들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남의 돈(세금)을 주는 것이 훨씬 더 편안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가서 국가는 화폐 통치권, 즉 화폐 생산에 대한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독점 체제는 나쁘다. 적어도 소비자들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독점 체제를 구축한 장본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은 다른 모든 상품에 관해 어떤 생산자 한 명이 독점 체제를 만들면 비난하지만 우리가 쓰는 화폐에 대해선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이라도 화폐에 대한 결정권을 국가가 쥐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가?
- 39~40쪽
금은 마음대로 찍어 낼 수 없는 물건이다. 따라서 금 유출의 위험성은 무에서 돈을 생산하는 행위를 저지하는 중요한 제동장치였다. 은행은 고객들이 언제라도 금 태환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도를 넘는 행위를 자제해야 했다.
현대에는 더 이상 귀금속 지급에 대한 요청이 존재하지 않는다. 연방은행 총재 옌스 바이트만의 연설을 떠올려 보자. "지금의 화폐는 더는 실물자산의 뒷받침을 하지 못한다. 지폐는 그저 인쇄된 종잇장에 불과하다. 여러분 중에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사실상 면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61쪽
이 같은 화폐 시스템을 설명할 때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투자하면 그것을 통해 새로운 자산이 창출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쉽게 말해 '경제 성장이 이루어진다'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 수도 있지만 무에서 만들어진 화폐로는 지속적인 복지를 창출할 수 없다. 이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에서 '돈'을 만들어 그 돈으로 '복지'를 창출한다'라는 모델을 논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라.
- 75쪽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확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반대로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축소를 뜻한다. 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된 하나의 결과물로, 매달 연방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 상승률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이게 전부다.
- 85~86쪽
통화량 증가의 피해자는 상품 가격이 오르는 속도보다 수입이 늦게 늘어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돈을 제일 늦게 손에 넣는 사람들, 혹은 아예 그 돈을 구경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완벽하게 손해를 본다.
- 95쪽
과거의 사람들은 금화를 현물로 저축했지만 현대인은 위로 헤엄쳐가려면 빚을 지고 투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부채 경제에서 시간은 곧 돈이기 때문에 여가, 문화, 스포츠, 가족을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과거에는 근면 절약, 장기적인 안목처럼 안정성이 가치를 인정받고 높이 평가되었다. 오늘날에는 자산과 수입이 그렇다. 따라서 타인에게 종속되지 않으려면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 218쪽
강요에 의거한 화폐 시스템에서는 컴퓨터로 간단하게 무에서 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특권을 이용하고 싶은 유혹에 저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하려면 정치인들은 진정한 천사여야 할 것이다.
화폐 시스템에서는 통화량과 물가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스템에선 실물자산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금을 저축하는 것은 별로 권장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 그보다 오히려 빚을 내어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을 먼저 획득하고 나중에 가치가 떨어진 돈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하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새롭게 생산한 돈이 자신을 구제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일수록 부채를 지고 싶은 충동을 유달리 심하게 느낀다. 대기업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은행과 국가가 여기에 속한다. 부분준비금 제도에 따른 은행 시스템은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듯이 새로운 호황기와 위기를 거듭 유발하고 있다. 위기가 발생해도 완벽한청산 작업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조정 절차를 지연하거나 아예 저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돈이 만들어진다.
사회적 불균형이 서서히 심화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 수록 사람들은 악성 부채가 점점 더 많이 쌓인 상태에서 새로운 사이클을 향해 출발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1970년대의 금융위기로부터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위기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금리가 인하되고, 새롭게 만들어진 돈이 과도한 부채를 진 사람들을 구제한다.
- 275~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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